컴퓨터 시스템 및 실습 게시판
(http://bi.snu.ac.kr/~skim/lecture/assem02)
주의: 말머리를 꼭 달아주세요. 예: [x반] 제목
| Jun 13, 2002 (12:57) from 211.201.22.179 | |
| Written by [대한민국!! 2반] | Hits : 1066 , Lines : 133 |
| [02반] [ 펌 ] <승리와 무관하게 우리는 대표팀이 자랑스럽습니다> |
|---|
|
"한국 대표팀을 정말로 사랑한다면…" 붉은 악마에게 드리는 공개 제안 최병천 기자 chuni1970@hotmail.com 지난 4일 폴란드 전에서의 승리를 모두 감격으로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또한 지 난 10일 미국전에서의 너무나 아쉬운 패배를 모든 국민들은 기억하고 있을 것이 다. 이제 6월 14일 16강 진입을 두고 벌이는 포르투칼과의 숙명적 한판 대결이 기다 리고 있다. 미국과의 무승부를 기록한 직후부터 언론은 벌써부터 '한국 축구 16 강 진입에 성큼 다가가'라는 식의 제목을 뽑고 있다. 물론 모든 국민들의 마음이 그와 같으며 필자 역시 예외가 아니다. 스포츠가 지니는 마력, 그 중에서도 축구 가 지니는 마력에서 필자 역시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스포츠 국가주의에 대해서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왕이면 한국 대표팀이 16강을 진입했 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우리가 지나온 월드컵의 역사를 되새겨보자. 그리하여 다시 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 멕시코 월드컵 이래는 항상 언론은 처음 경기때 는 '1승을 잡아서 16강 진입 교두보 확보', 첫 경기에서 패하면 '이번에는 이길 수 있다' 그리고 두 번째 경기도 패하면 '최후의 승리로 국민에게 화답을'이라는 틀에 박힌 예측성 기사로 신문 지면을 도배를 하였다. 이번 14일날 있을 포르투칼과의 경기에서 이기거나 최소한 비겨서 한국 축구가 16강에 진입하는 것을 정말이지 염원한다. 그러나 그것은 엄밀히 말한다면 우리 들의 '바람'이다. 우리들의 바람이 실현되면 좋은 일이지만 실현되지 않을 가능 성이 또한 많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과학적 인식은 확률적 인식이라고 했던 가? 더 많은 확률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행여나 더 적은 확률을 가지고 있 는 것이 현실화된다고 해도 과학적 인식이 확률적 인식이라는 진리는 변함이 없 는 것이다. 한국축구가 16강 진입을 하면 좋겠지만 '객관적으로'(?) 포르투칼에 게 패배할 가능성이 더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된다. 이 경우 당신이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무엇인가? 언론의 냄비 근성은 그렇다 치고 당신 스스로 보일 반응은 무엇인가? 경기에서 패배한다는 것은 이미 게임이 잘 풀리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하는 것이다. 그래서 경기에서 패배한다는 것은 한국 선수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이미 전제하는 것이다. 포르투칼과의 경기에서 또다시 페널티킥을 실축하는 모습이 나타날 수도 있고 결정적인 골 찬 스를 저 높은 허공위로 날려버리는 모습이 나타날 수도 있다. 미드필드에서 잦은 패스 미스가 발생할 수도 있고 상대방의 기습공격에 일순간에 업사이트 트랩이 무너질수도 있다. 어느 선수 한 명이 실수해서 업 사이드 트랩 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잊으면 안 된다. 포르투칼과의 경기에서 패 배하게 된다면 위의 요인들 때문에 패배하게 되는 것이지 위의 요인들이 '성공 적'으로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패배하는 경우의 수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우리는 냉엄하게 한국대표 선수들에 대해 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스코틀랜드전에서 4-1로 승리한 것이 한국 대표팀의 모습이고, 잉글랜드전에서 1-1로 비긴 것이 또한 대표팀의 모습이고,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아쉽게 2-3으로 역전패 당한 것이 또한 한국 대표팀의 모습이다. 또 폴란드에서 2-0으로 이긴 것이 우리 대표팀의 모습이고, 미국에게 1-1로 아쉬 운 패배를 한 것이 우리 대표팀의 모습이다. 이 모든 것은 한국 대표팀이 가지고 있는 전력의 일부분만큼 현상적으로 드러냈던 것이다. 이길때도 있고 질때도 있 는 것이 한국대표팀의 모습이지 패배하는 다른 모든 경우의 수는 거짓이고, 오직 폴란드전에서 2-0으로 승리했던 모습'만' 한국 대표팀의 객관적 모습은 아닌 것 이다. 미국전에서 눈위가 터져서 녹색 잔디를 붉게 물들였던 황선홍 선수의 붉은 핏빛 이 생생하다. 붉은악마가 온통 관중석을 뒤덥고 태극기가 벌럭이는 가운데 황선 홍 선수는 붉은 핏빛을 흘리며 결국 페널티킥까지 얻어내는 투혼과 헌신성을 보 여주었다. 다시 포르투갈과의 경기를 앞두고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대표선수를 반납하겠다는 배수의 진을 치고 있는 황성홍 선수는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 도 반드시 승리하겠다'라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그러나 황선홍의 환상적 논스톱 슛을 기억하고 있는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정말 황선홍 선수가 '몸이 부서져서라 도' 승리하는 것을 원하는가? 적어도 필자는 그렇지 않다. 포르투갈과의 경기에 서 한국 대표팀이 차라리 질지언정 황선홍 선수가 '몸이 부서지지 않고' 경기를 마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국 선수들은 큰 경기를 앞두고 항상 '쪼는' 경향이 있다. 어린시절 한국 현대 사에 짙게 드리운 '군사주의 망령'이 한국축구에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기도 하 며 항상 대표팀이 '국가'를 대신해주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지나친 욕망이 한국 선수들을 '쫄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노동자는 '산업전사'가 아니듯이 한 국 대표 선수들은 태극 '전사'가 아니다. 그들에게 전쟁터에서 서로 죽고 죽이는 싸움을 하는 '전사'이기를 강요하지 말자. 아니 우리 스스로의 욕망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누군가가 나를 대신하는 '전사'가 될 것으로 강요하지 말자. 우리 스스로 국가주의의 망령에서 해방되자. 14일 있을 포르투갈과의 게임에서 한국이 이기거나 최소한 비긴다면 그것은 물론 더할 나위 없는 감동이 될 것이다. 한번도 해보지 못한 것을 한다는 것은 언제나 '혁명'이다. 한번도 해보지 못한 것을 한다는 것은 언제나 전혀 새로운 차원을 창출하는 고차원적인 인간의 행위이다. 그러나, 항상 혁명은 실패할 수도 있기 때문에 혁명인 것이다. 포르투갈과의 게임을 통해서 한국이 16강에 진입한다면 열렬히 그들을 격려하자. 그러나 설령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지는 한이 있더라도 4년 전 차범근 감독에게 냄비언론이 선봉에 서고 전국민적이 동참했던 '국가주의적 마녀사냥'은 절대로 하지 말자. 언제나 모든 독재는 국민들의 동의가 있을때만 지속이 가능할 뿐인 것처럼 '한놈이 잡아서 책임을 뒤집어 씌우는' 집단적 마녀사냥은 단지 냄비언론 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에 동조하는 얄팍한 국민여론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다. 나만 쏙~ 그 책임에서 빠지려고 하지도 말자. 필자는 붉은악마의 회원이 아니다. 그러나 14일 포르투갈과의 숙명의 한판을 앞 두고서 이 글을 보고 있는 붉은악마의 회원이 있다면 붉은악마에 공식적으로 제 안할 것으로 건의 드린다. <승부와 무관하게 우리는 대표팀이 자랑스럽습니다>라는 대형 태극기만큼 큰 플 랜카드를 운동장 한복판에 띄워놓고 경기응원을 했으면 한다. '몸이 부서지는 한 이 있더라도' 16강 진입을 하겠다는 황선홍 선수를 비롯한 한국 대표팀의 그 정 성에 진정으로 화답하는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고 생각된다. 설령 90분의 경기가 다 끝나고 포르투갈에게 패배한 뒤에, 한국 대표선수들이 아 주 오랜 세월동안 보아왔던 익숙한 광경처럼 어떤 선수는 다리에 쥐가 나고 어떤 선수는 자신의 머리를 감싸고 있는 붕대에서 피가 흘러내리고 어떤 선수는 운동 장에 맥없이 털썩 주저않자 패배감에 휩싸이고. 1년 아니 2년이 넘도록 '국민들 의 성원'에 화답하기 위해서 죽을 힘을 다했던 우리들의 사랑하는 한국 축구 '대 표 선수'들에게 그들이 승리하건 말건과 무관하게 그들은 바로 우리들이 지지했 던, 바로 우리들의 '대표'임을... 그리하여 <승부와 무관하게 우리는 대표팀이 자랑스럽습니다> 대형 플랭카드 앞 에서 경기가 다 끝나고도 '짝짝~ 짝짝짝~. 대! 한! 민! 국!'으로 언제나처럼 힘 차게 선수들에게 화답하는 그런 멋진 응원을 펼쳐 보이자. 4년을 기다려왔다고 한다. 설령 포르투갈에게 패배하여 16강 진입이 좌절될지언 정 앞으로 4년을 왜 못 기다린다는 말인가? 우리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한국축 구의 근본적 모순은 대표팀의 선전 여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유·소년기 선수양성에 대한 부실하기 그지없는 투자라는 것을... 그런데, 어찌하여 그 모든 책임이 대표선수들에게만 돌릴 수 있다는 말인가? 안정환 선수가 '오노 골 세리모니'로 김동성 선수와 전국민들에게 국민들의 마음 을 읽어내는 행동을 했던 것처럼 지난 2년이 넘는 세월동안 '국민들의 성원'에 화답하기 위해서 너무도 많은 땀을 흘렸을 '우/리/들/의/ 대/표/선/수/ 황선 홍... 홍명보.. 유상철.. 설기현.. 이영표.. 이천수.. 김남일.. 박지성.. 김태 영.. 최진철.. 최태욱.. 김병지.. 이운재.. 최용수.. 안정환.. 이민성..... ' 등 모든 선수들에게 우리도, '선수들의 성원'에 화답을 하자! <승부와 무관하게 우리는 대표팀이 자랑스럽습니다>라는 감동의 언어를 담아 그 들의 고된 땀방울을 쓸어주고, 그들의 어깨위를 무겁게 짖누리고 있는 '국가주의 적 망령'을 떨구어주자. 그리하여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과 애정을 나누 며 속삭이듯 '사.랑.한.다.고' 속삭여주자. |
|
|